
프롤로그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면, 가장 먼저 나를 반기는 것은 익숙한 책 내음이다. 아마도 그것은 종이라는 재료에서 오는 특유의 향일 것이다. 나는 오랜 벗과 같은 종이의 냄새를 좋아한다. 책으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오는 아늑함과 함께, 편안한 그 향은 나의 발걸음을 자꾸 서점으로 향하게 만든다. 그래서인지 모르지만, 나는 처음부터 전자책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다. 책은 모름지기 종이를 넘기는 손 맛임은 물론이거니와, 과감하게 일필휘지로 중요 부분에 줄을 그어가며 봐야 한다는 개똥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절대 전자책은 종이책을 대체할 수 없을 것이며, 나도 러다이트 운동의 전사들처럼 이 문명의 이기에 처절하게 몸부림치며 저항하리라 다짐했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녀석과의 만남은 1개월 무료 이..
책, the another world
2022. 7. 19.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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