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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없으신 분들을 위해 두괄식 구성을 취했다. 뭐랄까, 수미쌍관 구조?

결론에 평점 및 한줄평 등을 남길 것이지만, 만약, 그냥 결론만 얻고 싶다면 아래 '더보기'를 클릭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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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 ★ (1/5)

(평점의 기준은 정확히 구매 가격만큼의 값어치를 한다면 3.5(★★★☆)의 값을 갖는 것으로 책정했다.)

글쓴이의 말 : 최악의 내구성. 만약 유효기간 3개월 짜리 이어폰인지 미리 알았다면 절대 구매하지 않았을 것. 겉모양은 따라 할 수 있어도 기본기까지 카피할 수는 없었나 보다.


 

최근에 러닝을 시작했다. 유선 이어폰을 사용했는데, 여간 걸리적거리는 게 아니었다. 러닝 할 때 착용할 쌈빡한 무선 이어폰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운동 용도로만 사용할 것이라서 굳이 좋은 음질은 사치고, 단지 가성비만 중시했다. 여러 가지 물망에 오른 이어폰들이 있었지만 QCY T6를 발견한 이후에 모든 상황은 종결되었다. 가성비로 봤을 때, 이 놈을 뛰어넘을 녀석은 없었다. 

 

QCY는 솔직히 중국 제품이라는 선입견만 없다면 가성비 좋은 이어폰을 만드는 회사로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브랜드였다. QCY 이어폰의 여러 라인업 중, 대중에게 가장 유명한 건 이 녀석이다.  

 

가성비하면 QCY-T1, QCY-T1하면 가성비.

 

여기서 샤오미 제품 한 번도 안 사본 사람이 있을까? 언제 적 마데 인 차이나야? 이런 편협한 시각으로는 우리나라 기업들도 도시바/소니 꼴이 되기 딱 좋다. 요즘은 괜찮은 전자기기를 만드는 중국 회사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여하튼 잡소리는 여기가지 하고, 러닝용 이어폰을 찾을 때 아래의 요소들을 가장 높은 우선순위로 두고 생각했다.

 

1. 귀에서 빠지면 안 된다.

나와 같이 귓구멍이 큰 사람들은 오픈형/커널형 모두 달리는 도중에 쉽게 빠질 수 있다. 그러므로 귓바퀴를 잡아주는 QCY T6와 같은 형태의 이어폰이 제격이라고 판단했다.

 

2. 페어링이 잘 되어야 한다.

달리기 도중에 중간에 끊기거나 페어링이 잘 안되면 그 자체로 너무 스트레스를 받게 되므로, 페어링이 잘 되고 블루투스 성능이 양호한 제품을 원했다.

 

3. 방수가 되어야 한다.

알다시피, 러닝을 하다 보면 땀이 많이 흐르기 때문에 방수가 되지 않는 이어폰은 쉽게 고장이 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방수 등급을 중요하게 보았다.

 

이 모든 요건들을 다 채우면서도 무엇보다 저. 렴. 해. 야. 했다. 나처럼 막귀인 인간은 굳이 좋은 음질은 필요 없었으며, 그냥 운동할 때 노래만 들을 수 있으면 만족이었다. 필요 이상의 기능이나 품질에 주머니를 가볍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그리하여 내 소중한 30,000원은 이 녀석을 구매하는데 소비하기로 결정했다.

 

운명이라 생각했는데... 정말 그랬었는데

 

자, 그럼 위에서 말한 내용들을 잘 가지고 있는지 한번 소개해보겠다.

 

 

 

내가 이 녀석을 처음 받았을 때, 케이스의 우람함에 한 번 놀라고 충전기에 꽂았을 때 바로 충전이 안돼서 또 한 번 놀랐었다. 다가올 미래에 대한 복선이었을까? 몇 번 시도 끝에 다행히 충전이 잘 되었는데, 인터넷을 뒤져보니 고주파음을 내면서 충전이 안된다는 후기들도 많았다.

 

충전용 크래들. 최신 트랜드에 맞춰 거치만해도 충전이 된다.

 

음악을 틀어 보고 생각보다 괜찮은 음질에 당혹스러웠는데, 이는 이어폰을 다루는 너튜브 크리에이터들이 많이 리뷰했으므로, 여기서는 자세히 말하지는 않겠다. 확실한 건 '이 정도 가격에서 이런 소리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솔직히 기대 이상이었다.

 

만약 내 T6가 단기간에 고장 나지 않았더라면 최소 별 4개는 줄 수 있는 제품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외에도 장점만을 간단히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만약 평소 이어폰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파워비츠 프로'라는 이어폰에 대해 한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애플의 자회사인 비츠 바이 닥터드레에서 만든 이 이어폰은 에어팟과 내부 구조가 매우 유사하다고 하며, 애플 제품과 호환성이 좋아(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훌륭한 음질을 제공하지만 가격 또한 애플스럽게 사악한 편이다. 2020년 8월 기준으로 20만 원 내외로 가격이 형성되어 있으니, 이 포스팅에서 소개하고 있는 QCY-T6와 대략 8~9배 차이가 난다. 

 

익숙한 디자인. 기시감이 드는 것은 기분탓일까?

 

단정할 수는 없지만, QCY-T6는 파워비츠 프로를 카피한 제품이라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크래들부터 이어폰의 디자인까지 솔직히 빼다 박은 수준이다. 자세하게 보지 않으면, 이 둘의 차이를 육안으로 알아차리기 힘들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대놓고 똑같이 만들어 파는 건 너무했다.

 

전설의 애미콜. 이젠 그만 할 때도 되지 않았니?

 

 

어찌 됐건, 3개월간 사용해본 후기를 간략히 적고자 한다. 포스팅을 남기게 된 이유도 더 이상의 나와 같은 피해자들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1개월 반 정도 사용한 시점부터 우측 이어폰이 충전이 안 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그 후 한쪽 이어폰만으로 음악을 들으며 러닝을 했고, 결국 1개월 반이 더 지난 지금 양 쪽 모두 최종 사망 선고를 판정받았다. 크레들에 충전 잭을 연결했을 때, 파란 불이 계속 들어오는 것으로 보아 정상적으로 동작하는 듯하지만, 충전은 되지 않는다. 자체적인 유격 때문인지, 아니면 내부 회로가 뻗어 버렸는지 모르겠고 이 정도면 QC(품질 관리)를 제대로 거쳤는 지도 의심이 되는 상황이다.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이런 제품은 팔아서도 안되고, 소비자들은 절대 구매해주지 말아야 한다. 게다가 QCY 제품은 정식 수입된 제품이 아니고서는 A/S를 받기도 어렵기 때문에 더욱 구매에 신중해야 한다.

 

 

3개월만에 사망하셨습니다. 

 

 

만약 누군가 러닝용 이어폰을 찾는다면 나는 이 제품만은 절대 비추천할 것이다. 혹시라도 주 1회 이상 봉사활동을 하여 선행 스택을 많이 쌓아두었거나, 조상 중에 나라를 구한 위인이 있다던지 평소 뽑기 운이 좋은 사람이라면 말리지는 않겠다. 차라리 전용 앱 제공이라든가 터치 제어 등의 기능을 빼버리고, 기본적인 충전만 잘 되게 만들었어도 기본 이상은 가는 이어폰이었을 것이다. 처음 사용한 1개월가량 너무 만족도가 높아서 더욱 아쉬움이 남는 이어폰이며, 만나서 즐거웠고, 앞으로 다신 만나지 말자. 

 

평점 : ★ (1/5)

(평점의 기준은 정확히 구매 가격만큼의 값어치를 한다면 3.5(★★★☆)의 값을 갖는 것으로 책정했다.)

글쓴이의 말 : 최악의 내구성. 만약 유효기간 3개월짜리 이어폰인지 미리 알았다면 절대 구매하지 않았을 것. 겉모양은 따라 할 수 있어도 기본기까지 카피할 수는 없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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